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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맞선

싱긋 웃던 소은정이 가방에서 소호랑을 꺼내며 말했다. “호랑이가 나리 씨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요.” 하지만 그녀의 설명과 달리 소호랑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다리를 버둥대고 있었다. “아니거든요! 이거 놔요! 신나리... 잡아먹어버릴 거야!” 방금 전까지 시무룩하던 신나리의 눈에 드디어 빛이 들어오고 그녀는 소호랑의 목덜미를 덥석 잡았다. “하, 얘가 정말 자기가 맹수인 줄 아나 봐? 야, 배신자. 네가 날 잡아먹겠다고? 그러다 배 터진다, 너?” 신나리의 손에 잡혔지만 약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한참을 또 발버둥치던 소호랑은 잠시 후 결국 “신나리가 가장 예쁘다” 라는 말을 세 번이나 외친 뒤에야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듯한 그녀의 모습에 소은정이 드디어 본론을 꺼냈다. “나리 씨, 우리 나가서 쇼핑 좀 할까요?” 소은정의 시선을 따라가던 신나리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가 보고 있는 곳은 고급 웨딩드레스 샵, 심지어 엄격하게 회원제로 운영되어 모든 게 프리미엄으로 운영되는 브랜드 매장이었다. 돈만 있다고 입을 수 있는 드레스가 아니었으므로 신나리도 착용해 보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던 차였다. 나름 유복하게 컸지만 재벌인 소씨 일가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되고... 소은찬은 겉치레에 별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두 사람의 웨딩드레스는 이미 대충 알 만한 브랜드로 정한 뒤였다. 하지만 결혼이란 멀쩡한 커플도 미치게 만드는 참 이상한 의식, 사귀며 한 번도 서로 언성을 높인 적 없었던 신나리, 소은찬 커플도 현실속 문제에 싸우고 말았다. 신나리의 표정이 또 다시 어두워지자 소은정이 바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나리 씨, 들어가요. 두 사람 결혼하는 데 난 선물도 못 했잖아요.” 하지만 망설이며 꿈쩍도 하지 않던 신나리가 결국 입을 열었다. “언니, 저... 오빠랑 결혼 안 할지도 몰라요.” 대충 눈치를 채긴 했지만 신나리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느껴졌다. “저번에 웨딩드레스 피팅하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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