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0화 제 손으로 무덤 파기
해고는 아니라고 했지만 소은호가 제안한 자리는 행정팀에서도 물품 보급 등을 담당하는 직책으로 그룹의 센터나 다름 없는 기획팀과는 그 지위를 비교할 수도 없었다.
좌천이라... 해고당하기 전에 내 발로 나가라는 건가...
왠지 울컥하는 기분에 창백하게 질렸던 이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소은호는 그의 초조함 따위는 그와 아무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여전히 휴대폰만 보고 있었다.
이건이 이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 아니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이미 100% 확신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거만함에 가까운 그 자신감이 괘씸했지만 이건은 결국 그 예상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네, 제가 먼저 인사 이동 신청서 제출하겠습니다.”
“그래요.”
드디어 고개를 든 소은호가 경고가 담긴 목소리로 한 마디 덧붙였다.
“아, 이 일은 제가 직접 은정이한테 얘기할 테니 이 팀장님은 가만히 계세요. 지금 은정이는 건강 회복 중이라 이건 전적으로 제 결정이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은정 대표님한테 읍소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거네.
마지막 희망의 끈까지 끊어지고 이건은 결국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사무실을 나섰다.
그제야 소은호는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응, 은정아. 이 팀장, 행정팀으로 옮기기로 했어.”
“이 팀장님이 그러겠다고 했어?”
소은정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싫다고 말할 여지 자체를 안 줬거든. 프로젝트 하나를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네 부탁만 아니었다면 진작 해고했을 거야.”
소은호의 냉정한 말투에 소은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이 팀장님 나이도 있고 행정팀도 나쁘지 않지.”
“그래. 끊을게.”
말을 마친 소은호는 바로 인사 이동 및 인수 인계에 관한 지시를 내렸다.
마음이 안 좋긴 했지만 소은정 역시 감성만으로 회사일을 처리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으로 이를 묵인했다.
아니, 오히려 힘든 말을 대신 해 준 오빠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기자 회견이 끝나고 프로젝트에 관련된 일들도 다시 정도에 들어섰고 소은정도 드디어 한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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