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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꼴등

옛 기억에 잠겼던 소찬식의 입가에 다정한 미소가 번졌다. 당황한 소은정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빠가 잘못 기억한 거예요. 성적 나빴던 적이 없다고요!” 소은호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 “내가 너 과외 해주기 전까지 늘 꼴등이었어.” 소은정은 억울하다는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전동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소은정의 눈을 호기심 가득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욱더 궁금해졌다. 외부에서는 똑똑하고 완벽한 소은정이 성적이 꼴등이었던 적이 있었다니! 디저트를 먹고 식사 준비를 기다리던 때였다. 아직 마음이 놓이지 않은 소찬식이 소은호를 서재로 불러들였다. 소은정이 쇼핑몰의 일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어둠과 회색 지대 같은 곳은 접촉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은호가 나서야만 했다. 한시연은 소은정과 전동하의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우아하고 차분해 보였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때때로 눈을 맞추고 달콤한 웃음을 지었다. 공기 중에는 달콤한 향이 맴돌았다. 한시연이 그런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제가 여기에 앉아 있는 것이 두 분을 방해한 것이 아닌가요?” 소은정이 멈칫하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정은 순간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새언니…” 소은정과 전동하의 관계는 아직 가족들에게 공개한 적이 없다. 소은호는 이미 알고 있지만 소찬식은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대놓고 말한 것은 한시연이 처음이다. 한시연은 다 눈치챘다는 듯 그들을 재밌다는 얼굴로 보고 있었다. “전동하씨가 전에 월 스트리트 투자은행에 계셨다고 했었나요?” 전동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웃음에는 솔직하고 다정함이 묻어있었다. 전동하는 소은호의 아내이자 소은정의 새언니인 한시연에게 깍득하게 예를 갖추었다. “월 스트리트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였을 텐데… 금방 동하씨의 얘기를 들어보니 여기까지 오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네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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