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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돌아가고 싶지 않아

소은정이 어색한 헛기침과 함께 입을 열었다. “호영 씨, 세미랑 같이 화보 촬영을 하는 게 얼마나 귀한 기회인지 알죠? 이번 기회 잘 잡도록 해요.” “네, 알겠습니다.” 손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식사 분위기는 나름 화기애애했다. 물론 세미가 가끔씩 선을 넘는 사적인 질문을 하며 손호영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때마다 소은정이 사이에서 중재를 하고 화제를 돌린 덕에 분위기가 어색하게 굳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소은정은 오랜만에 만난 세미와 밀린 수다라도 나눌겸 자기 방에서 함께 잘 것을 권했지만 세미는 단호한 얼굴로 거절했다. “징그럽게 왜 여자랑 한 방을 써. 네 성적 취향은 잘 모르겠지만 난 남자만 좋아해. 괜히 스캔들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남녀가 같이 자면 더 이상하지 않아?” 외국인들은 다 그런가 싶어 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했지만 세미의 고집에 결국 새로 방을 잡아주었다. 잠시 후, 소은정이 호텔 방으로 돌아오고 소파에 앉자마자 전동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마이크는 괜찮아요? 사고 친 거예요?” “사고 안 쳤으면 내가 직접 갈 필요도 없었겠죠?” 전동하가 헛웃음을 지었다. “애들은 원래 사고 치면서 크는 거랬어요.” 벽난로의 온기를 느끼며 하늘하늘 내려오는 눈꽃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싶은 소은정이었다. “하, 두 번 사고치면 아주 큰일나겠어요. 8살도 안 된 애가 폭발사고를 일으켰다는 말은 처음 듣네요.” 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폭발사고요?” 그녀에게만큼은 항상 부드럽던 전동하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분노가 담겨있었다. “뭐 건물의 강도를 테스트해 보는 실험이었다라나? 화학약품으로 폭발물을 만들어냈는데 그 덕분에 방 두개가 아주 박살났어요.” 충격에 잠긴 소은정은 한참 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 다친 사람은 없죠?” “하, 그 와중에 사람들은 다 밖으로 대피시켰더라고요. 자기가 실험하는 모습을 지켜보라고 했다나 뭐라나...” 그 광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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