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7화 개싸움
참 비굴하고 가련하기까지 한 한 마디.
3년, 아니 2년 전에라도 이 말을 들었다면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테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웃고 싶을 뿐이었다.
박수혁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던 소은정은 자신의 마음을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아, 나 이제 이 남자... 정말 사랑하지 않는구나.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똑같은 남자한테 감정 낭비하는 건 아무 가치없는 일이니까.”
소은정의 솔직한 대답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항상 무표정이던 얼굴이 넋을 잃은 듯 무너졌다.
가슴을 마구 쑤시는 듯한 차가운 말에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고개를 숙인 박수혁이 소은정에게 다가갔다.
이제 네가 누굴 사랑하는지 관심없어. 넌 내 거야. 아니, 내 거여야만 해...
불행인지 다행인지 소은정이 빠르게 고개를 돌리고 박수혁의 차가운 입술은 그녀의 볼에 닿고 말았다.
소은정은 온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남자의 힘 앞에서 그녀의 반항은 아이들 장난처럼 우스워보였다.
두 손을 꽉 잡한 소은정은 두려우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이렇게 박수혁에게 잡히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웠고 왜 갑자기 이런 미친 짓을 할까 싶어 화가 났다...
이때 차가운 바람이 소은정의 얼굴을 스치고 신음소리를 흘리던 박수혁이 중심을 잃고 기둥쪽으로 쓰러졌다.
다행히 박수혁이 제때에 손을 놓아준 덕분에 소은정은 곧바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휘청이며 한발 물러선 박수혁이 무시무시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공격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의 눈동자에 살기가 서렸다.
전동하가 잔뜩 굳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 보여주던 친절의 가면을 집어던진 전동하의 포스는 박수혁 못지 않게 날카로웠다.
박수혁을 노려보던 전동하가 소은정에게 다가갔다.
“괜찮아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다시 고개를 돌린 전동하의 표정은 더 어두울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지만 박수혁은 거만하게 코웃음을 쳤다.
“왜? 겨우 이 정도로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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