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6화 길은 개도 안 막는다는데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강서진 씨, 옛말에 앞길은 개도 안 막는다는데. 참... 여전하네요?”
소은정의 비아냥거림에 강서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여전히 독설가 면모를 보여주는 소은정에게 화가 안 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알몸 사진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평생 굽실거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할 따름인 강서진이었다.
하지만 형을 위해서라면 이쯤이야...!
강서진이 다시 용기를 냈다.
“은정 씨, 그게 아니라... 그냥 좋은 마음에 충고 하나 하고 싶어서요. 전동하 그 사람 은정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사람 아니에요. 지금 속고 있는 거라고요.”
강서진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 바닥에 그 정도 가면 하나 안 쓰는 사람 있나요? 그리고 설령 날 속이는 게 맞다 해도 내가 속고 싶어서 속아주는 거예요. 강서진 씨가 뭐라 할 건 아니라고 보는데요?”
강서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 괜히 말했네...
소은정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훤칠한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고 박수혁의 존재를 느낀 그녀 또한 미소를 감추었다.
파티 내내 박수혁은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은정을 향한 그리움을 누르려 애썼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로 향하는 시선은 박수혁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와 미소 하나하나가 박수혁의 주의력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강서진도 이미 넋이 반쯤 나간 박수혁이 안쓰러워 먼저 다가온 것인데 기꺼이 속아주겠다니...
마침 그 말을 들은 박수혁의 표정도 차갑게 굳었다.
요즘 박수혁은 매일 소은정이 하루빨리 전동하의 진짜 모습을 눈치채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리고 그 진짜 모습을 알아채게 되는 계기에 그의 그림자가 남아있지 않도록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
행여나 소은정이 질투로 인한 그의 모함이라 의심할까 봐 두려워서였다.
하지만...
너무나 차가운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은 영혼이 블랙홀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성큼성큼 다가온 박수혁이 물었다.
“너도 전동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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