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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장

"아연아, 왜 아무 말 없어?" 여소정이 궁금해했다. "혹시 심윤이가 가졌던 아이가 박시준의 아이가 아닐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한방에 바로 임신할 확률은 높지 않잖아! 게다가 심윤이 쓰레기 중 쓰레기인 박우진과 사귀는 걸 보면 그년도 어떤 인간인지 알 수 있잖아!" 진아연은 마음이 쥐어짜듯 아팠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이 정말 사귀고 있는 건지도 확실하지 않아... 소정아, 나 조금 졸려..." "그래, 그럼 빨리 쉬어." 여소정이 말했다. 진아연은 전화를 끊고 창밖의 어두운 밤하늘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눈물이 소리 없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박시준이 심윤과 사귈 때 다른 커플들과 같았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심윤이 가진 아이가 그들이 수많은 밤에 걸쳐 얻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었다. 너무 가소로웠다! 과거 그녀가 박시준에 대한 증오와 원한의 대부분은 심윤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는 그를 미워했고 원망했으며 심지어 자기 손으로 그를 죽이고 싶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해도 그녀는 귀에 담지 않았다. 그가 무엇을 하든, 그녀는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질 뿐이었다! 질투와 원한에 눈이 먼 그녀는 그를 적으로 삼았다. 수없이 그를 만난 것을 후회했고, 수없이 잠 못 이루는 밤에 그를 저주했다. 그런데 지금 진실이 그녀의 뺨을 한 대 후려쳤다! 그녀는 가슴이 너무 아파 터질 것만 같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쓰레기가 아니었고, 양다리를 걸치는 망나니도 아니었다. 그에게 했던 험한 말과 그에게 상처를 주었던 행동이 그녀를 너무나도 부끄럽게 만들었다! 한참을 울다가 그녀는 침대에 누워 넋을 잃은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모든 감정이 제자리에 돌아왔고, 그녀의 생각은 점차 명석해졌다. 생각해 보니 심윤이 유산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배 속의 아이가 박시준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 그래서 그녀는 감히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정말 악랄하기 짝이 없는 여자구나! 유산하던 날에도 그렇게 멋진 쇼를 하다니... 여기까지 생각하니 진아연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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