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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진아연은 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술이 확 깼다. 그는 설마 그녀가 술에 취했다고 진심을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는 그녀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확실히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시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와인이 아닌 맥주를 마셨을 뿐. 고작 맥주로 그녀가 취중진담을 할 정도로 취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잠든 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박시준은 그녀의 호흡이 점차 고르게 되는 것을 들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전화를 끊을 수 없었다. 만약 그녀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먼저 그에게 전화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침 8시. 진아연은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아버지가 막 돌아가셨던 그 순간을 꿈으로 꿨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회사는 파산했고...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노숙자 신세가 되어 길 잃은 고양이와 강아지처럼 무작정 길을 걸어가던 꿈이였다. 꿈 속에서 그녀는 목이 너무 말랐지만 물을 마시고 싶어도 물을 살 돈조차 수중에 없었다. 막 일어난 그녀는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녀는 익숙한 자신의 침실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아연, 다 지난 일이야... 무서워 하지마." 마음이 조금 진정되자 휴대폰에서 갑자기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어?" 진아연: "!!!"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 뭐지? 잘못 들은 건가? 휴대폰에 귀신이라도 들린 건가? 박시준의 목소리가 대체 왜 갑자기...? '정신차려, 진아연. 아침에 설마 귀신이라도 있겠어?' 그녀는 다시 크게 심호흡을 하고 휴대폰을 조심스럽게 들었다. 박시준은 그녀의 혼잣말을 들으며 그녀의 다음 반응이 기대되었다. 그녀는 휴대폰 화면을 보았고, 그 순간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화면에는 그녀가... 박시준과 5시간 동안이나 통화 중으로 나타났다! 손에 든 휴대폰이 너무 뜨거웠다! 설마 어젯밤에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던 건가? 대체 왜... 그에게 전화를 한 거지? 그녀는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며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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