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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장

진아연은 손가락으로 태양혈을 문질렀다. 그녀는 이혼만 하면 그의 일에 신경을 안 쓸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그가 시은이를 그렇게 아끼면서 왜 시은이만 바라보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가 어떤 여자와 사귀는지보다 그가 개쓰레기,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쓰레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너무 힘들다. 자신의 안목을 부정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아연아, 괜찮아?" 여소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말 안 했을 텐데...근데 내가 말을 안해도 넌 언젠간 알게 될 거였어." "난 괜찮아." 진아연은 물컵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이건 그 사람 선택이니까. 그 사람이 행복하다면 돼." "하준기는 이게 심윤이 강요 한 거라고 하던데. 그 여자가 시은이 병을 치료해 줬는데 효과가 꽤 좋았나 봐. 박시준이 돈을 주려고 했는데 싫다고 했대." "설명할 필요 없어." 진아연은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다. "그가 원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강요할 수 없었을 거야 자기가 원한 거야." "시은이 그 병 계속 치료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심윤이 계속해서 시은을 치료하게 하기 위해서 박시준이 그녀의 말을 들어 준거래." 여소정은 그저 사실대로 말을 했을 뿐이었는데 말하고 나니 그를 위해 변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아연은 피식 웃었다. "잘 됐네. 심윤씨가 박시준이 바람피든 말든 신경 안 쓰니 세 명이서 서로 원하는 걸 얻는 거지 뭐." 여소정은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니까! 지금 시은이가 박시준 집에 살잖아. 기분이 좀 이상하다. 근데 본인들이 신경 안 쓰면 되는 거니까. 아연아, 그 쓰레기는 잊어버려! 앞으로는 그 사람 이야기 절대 안 할게." "응. 나도 요즘 일이 좀 바빠. 바쁜 일 끝나면내가 밥 한 번 살게." "그래!" ... 전화를 끊은 뒤 진아연은 물컵을 손에 들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녀는 심윤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 일이 있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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