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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장

예선의 말이 끝나자 여비서가 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기 사모님, 어떤 젊은 남자가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뵙고 싶다고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젊은 남자, 장미꽃?” 예선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소만리, 너 쫓아다니는 사람 있어? 기모진이 죽은 줄 알고 널 쫓아다니는 건가 봐.” 소만리는 짚이는 게 있어 비서 코코를 시켜 남자를 들여보내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소만리는 사무실 밖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누나, 한동안 우리 못 봤잖아. 나 잊었어?” 이 소리와 함께 강자풍의 거들먹거리는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예선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소만리, 누구야?” “난 누나의 남사친이지.” 강자풍은 장난스럽게 말하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소만리에게 다가갔다. “누나, 맞지?” 그는 웃으며 물었지만 소만리는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고 마치 방금 울음을 보였던 사람처럼 일그러졌다. 강자풍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고 갑자기 진지해졌다. “누나, 아버지 어머니 일로 상심이 많았구나, 그치?” 강자풍이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사실 나 그 일로 사과하려고 왔어.” “사과? 당신이 무슨 사과? 당신 도대체 누구야?” 예선은 보면 볼수록 의심스러웠다. “강연의 남동생이야, 강자풍.” 소만리가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예선은 너무나 화가 났다. “네가 강연 그 요사스런 여자 동생이었구나! 당신은 두 분의 목숨이 사과 한 마디로 끝날 것 같다고 생각해! 내가 말해 두는데, 여긴 법치 사회야. 사람을 죽이면 응당 벌을 받아야 되는 거야!” “예선아.” 소만리는 일어서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예선을 잡아끌었다. “강자풍은 사실 강연과 달라. 이 사람은 날 도와줬고 여온이를 구해줬어.” 예선은 너무나 당혹스럽고 의아했다. “이 사람이 여온이를 구했다고?” “누나 말이 맞아. 나랑 기여온은 좋은 친구야.” 강자풍은 서둘러 관계를 설명하였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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