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5장
기모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향해 흘러갔고 심장 박동은 이유 없이 빨라졌다.
눈앞에 그녀의 얼굴은 복숭아꽃 같았고 눈썹은 그림 같은 고운 선을 자아냈다.
소만리는 차디찬 기색이었고 조그마한 얼굴에는 웃음기 하나 없었지만 이런 차가운 모습을 할수록 더욱더 심장이 두근거렸다.
화려한 옷차림은 아니었지만 기모진은 그녀가 신경 써서 꾸미고 온 것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다만 핸드백을 쥔 왼손 약지에는 멍 자국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날 그녀가 힘껏 반지를 빼려고 잡아당길 때 생긴 상처였다.
강자풍이 소만리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기모진 옆을 지날 때 소만리는 마치 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담담하게 스쳐 지나갔다.
기모진은 그녀의 가느다란 팔을 움켜잡고 눈에 근심스러운 빛을 띠며 말했다.
“여기 왜 왔어?”
소만리는 그를 쳐다도 보지 않고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그녀는 냉랭하게 그의 손을 떨치고 계속 위로 걸어갔다. 기모진의 텅 빈 손이 흔들렸고 마음은 더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2층 거실.
이때 강어는 심각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고 영민한 얼굴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남자는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잘생긴 얼굴에 검은 눈썹은 가지런하게 그어져 있었다.
눈동자는 마치 매의 눈같이 빛나고 있었다.
“너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불을 질러 사람을 죽이다니? 여기는 경도야. 경도에서 기 씨 집안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너 몰라?”
강연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지위가 높다고 할지라도 우리 흑강당한테는 비교도 안 돼!”
“흑강당이라는 세 글자를 사람들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 그렇지만 기 씨 집안은 달라. 조금 있다가 소만리가 올 거야. 너 꼭 사과해.”
“내가 그 여자한테 사과하라고?”
강연은 웃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녀를 지금까지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난 너무 자비로운 사람이야.”
“입 닥쳐.”
강어가 노발대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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