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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장

호텔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찾았을 때 문이 열리고 반투명 슬립 드레스를 입은 강연이 기모진 앞에 나타났다. 강연의 가슴에 큼직한 문신을 한 것이 눈에 띄었다. 기모진은 놀라지도 않고 시선을 떼었다. 그녀의 몸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강연이 어제 준 그 알약을 꺼냈다. “이제는 말할 수 있겠죠. 제 아내가 이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강연은 문 옆에 기대어 선 채 말했다. “여기서 말할까요? 기 사장님이랑 이런 옷을 입은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거 찍힐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 만약 부인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일이 곤란해질 텐데요.” 기모진이 지금까지는 그녀의 이런 행동에 매우 저항했지만 지금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소만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기모진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주 독특하고 인도 지방의 향기 같은 냄새를 맡았고 방 안의 빛도 매우 어둡게 조절되어 있었다. 기모진은 강연의 목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 말해 봐요.” 강연은 기모진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나와 함께 먼저 한잔하시죠.” 기모진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말해요.” 강연은 잔에 담긴 와인을 다 비우고서야 입을 열었다. “기 사장님. 그날 당신이 내 오빠를 급히 찾아와서 당신 딸을 내놓으라고 했을 때 나도 사실 2층에 있었어요. 나중에 소만리가 왔고 당신이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긴장하고 애틋해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 모습이 절 너무 흥분되게 했어요. 당신 같은 이런 남자가 긴장하고 아끼고 신경 쓰는 기분을 꼭 느껴보고 싶었어요.” 강연이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좋은 사람도 아니고 진지한 여자는 더더욱 아니에요. 그래서 난 당신이 마음에 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가질 거예요.” 강연의 이런 염치없고 부끄러움도 없는 말은 기모진을 역겹게 했다. 하지만 이 여자는 정말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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