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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장

소만리는 바로 앞에 있는 1인용 침대 위에 한 남자가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이 실루엣을 절대 잘못 볼 리가 없었다. 분명 기모진이었다. 그녀는 문을 닫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기모진은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익숙한 듯한 발걸음 소리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자 돌아보았다. 기모진의 희미한 눈 속에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고 눈빛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소만리의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는 아주 얇은 셔츠를 입고 있었고 상처 부위는 붕대로 감겨 있었지만 흐릿하게 피가 배어 나왔다. 더없이 초췌한 얼굴과 핏기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말할 수 없는 먹먹한 아픔을 느꼈다. 너무나 괴로웠다. “기모진.” 그녀가 침대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그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당신 괜찮아요? 상처는 좀 어때요?” 기모진을 앉힌 뒤에야 소만리는 그의 오른쪽 손목에 채워져 있는 굵은 사슬을 발견했다. 그가 살짝 움직이자 어깨의 총상이 심하게 흔들렸다. 기묵비가 이런 식으로 기모진을 가둬두다니. 소만리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모진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겨우 당신을 보게 되다니. 난 기 부인 당신이 이미 죽은 줄 알았어.” 소만리는 기모진의 차가운 태도는 개의치 않고 그저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기모진, 정말 날 그렇게 대할 거예요?” 남자는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했고 그의 눈빛이 점차 부드러워졌다. 마치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그녀를 감싸주는 듯했다. 그는 조금 힘겹게 손을 들어 소만리의 보드랍고 매끄러운 얼굴과 입술을 어루만지며 목이 잠겨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까 봐 정말 무서웠어.” 소만리는 그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 왜 내 말 안 듣고 굳이 계속 여기 있냐구요? 경도로 돌아가야만 안전하다구요. 내 말 알겠어요?” “내가 원하는 답을 얻기 전까진 절대 안 가. 죽는다 하더라도 당신을 꼭 한 번 만나고 죽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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