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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장

소만리가 한 말에 기묵비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의 머릿속이 갑자기 멍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손목에 지니고 있던 머리끈을 만지작거렸다. 초요... 밤은 이미 깊어졌다. 기모진의 수술이 얼마나 진행이 되었을까. 소만리는 아직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의사가 수술실에서 나왔고 기모진이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자 그제야 그녀의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기 시작했다. 기모진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온몸으로 총알을 받았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는 요 며칠 줄곧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대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그녀를 아끼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기모진이 언초와 약혼한 것은 단지 그녀에게 화풀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언초, 그 여자는 왜 그렇게 낯이 익을 걸까. 소만리는 수술실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 문득 놀라 잠에서 깨어보니 이미 날이 밝아 있었고 그녀의 몸에는 담요가 덮여 있었다. 아직 그녀 곁에는 경호원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기모진은요?” “사장님께서 이미 기모진에 대해 수속을 다 마치고 잘 처리하셨으니 부인은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별장으로 돌아가 쉬시면 됩니다.” 소만리는 기묵비가 기모진을 위해 일을 잘 처리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묵비가 기모진을 어디로 데려갔어요? 말하세요!” “부인은 별장으로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말씀드릴 겁니다.” 소만리는 이 경호원들을 더 추궁해 봐도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을 것을 알고 바로 별장으로 돌아갔다. 기묵비는 서재에서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느긋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기모진은 어디 있어요?” 소만리는 곧장 들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묵비는 들고 있던 펜을 잠시 멈추며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그에게 관심을 가지면 내가 또 기모진을 위험한 상황에 빠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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