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3장
소군연이 이번 주 일요일에 영내문과 약혼식을 올린다고 말한 이후로 예선은 마음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신경 쓰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 거짓말이다.
가짜이긴 하지만 약혼은 약혼인 것이다.
그녀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예선이 뭔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옆에 있던 나다희가 눈치를 채고 말을 걸었다.
“예선 언니, 무슨 걱정 있어요? 왜 그렇게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하고 있어요?”
나다희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예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했다.
“아니에요. 다음 디자인 건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거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가 보기엔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나다희는 웃으며 눈을 깜빡거렸다.
“예선 언니, 혹시 그 잘생긴 남자친구랑 싸웠어요?”
예선은 웃으며 나다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다희 씨, 언제 그렇게 남의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았어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요. 난 언니가 걱정되어서 그런 거예요.”
나다희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예선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나다희는 더욱 짙은 의혹을 품었다.
“예선 언니,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 내가 진심으로 언니한테 좋은 친구, 좋은 동생이 되고 싶어요. 고민있으면 나한테 털어놔 보세요.”
나다희의 말에 예선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회사에서 이렇게 진심으로 자신을 배려해 주는 친구를 만날 줄은 몰랐다.
예선은 미소를 지으며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잠깐 쉬는 시간에 예선은 결국 자신의 고민을 나다희에게 말했다.
나다희는 그 말을 듣고 한참 동안 어리둥절해하다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런 일이? 정말이에요? 난 그런 얘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 실제로 있군요.”
“나도 이게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벌써 내일모레가 약혼식 날이에요.”
예선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가짜라고 해도 언니 마음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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