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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장

남연풍을 아는 이들 외에 남연풍을 모르는 이들도 이 장면을 보고 상당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저 여자 누구야?” “뭔가 고승겸을 폭로하러 온 것 같은데.” “쉿, 말 함부로 하지 마. 어쨌든 산비아의 자작 공자야. 확실한 걸 알기 전에는 함부로 죄를 뒤집어 씌우지 마.” 이 말을 듣고 홀의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다. 고승겸의 할아버지도 남연풍에 대해 깊은 인상이 남아 있어서 남연풍을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몇 년 전 고승겸은 남연풍과 결혼할 뻔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남연풍은 고 씨 일가를 떠났고 이후 아예 산비아를 떠나 버렸다. 할아버지는 지금 이런 모습의 남연풍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저 모르지 않으시죠?” 남연풍은 담담한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를 기억하신다면 지금 제가 하는 말도 믿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할아버지는 입술을 오므린 뒤 잠시 생각한 듯 고개를 숙였다가 입을 열었다. “말해 보거라.” 남연풍은 이 말을 듣고 휠체어를 돌려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가는 고승겸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 “소만리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고승겸은 처음부터 소만리의 배경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소만리에게 접근했어요. 소만리에 대해선 남녀 간의 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남연풍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고승겸, 당신 설마 잊었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라고 말한 거 말이야. 당신이 소만리와 결혼하는 건 단지 왕실 계승권을 위해서라고 말한 거. 그리고 왕실 계승권을 쟁취하게 되면 소만리와의 관계는 정리하고 당신은 나의 남자가 되어 우리의 이루지 못한 인연을 다시 이어가자고 말했지, 기억나?” 고승겸은 할 말을 잃은 듯했고 웃음을 머금고 있는 남연풍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남연풍은 고의로 폭로한 것이다. 그녀는 일부러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고 그의 모든 계획을 망치려고 작정하고 한 행동이었다. 고승겸의 가슴속에 불덩이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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