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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6장

소만리와 닮아서 왠지 특별한 느낌이 드는 걸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윽고 문을 나섰다. 소만리도 자신을 향한 모현의 특별한 관심을 느꼈고 그 눈빛에 마음의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는 것 같았다. 힘없이 낮게 뜬 눈으로 사화정은 모현이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소만리도 덩달아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여사님, 이제 우리도 밖으로 산책 나가 볼까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의 옷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뒤돌아보니 천진난만하고 커다란 눈망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 나랑 동생도 같이 가도 돼요?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아빠가 놀아줄 시간이 없대요.” 기란군은 기대에 찬 눈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며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만리도 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어서 곧바로 승낙했다. “그래, 우리 같이 가자.” “누나 참 좋아.” 기란군이 옅은 보조개를 움푹 드러내며 기여온의 손을 잡고 소만리의 뒤를 따랐다. 양이응은 방에서 나오다가 대문 앞의 이 광경을 보고 입꼬리를 치켜세우더니 갑자기 뭔가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이 떠올랐다. 기 씨 집 근처에는 공원이 있었다. 소만리는 사화정이 앉은 휠체어를 밀면서 기여온 기란군 남매와 한가로운 정을 나누며 걸어갔다. 늦가을의 따스한 햇살이 온몸에 부서져 내렸다. 소만리는 시선을 낮추어 사화정을 바라보다가 발랄하고 귀여운 두 남매에게 시선을 옮겼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미소가 절로 얼굴에 퍼져 모든 상처가 아무는 것 같았다. 아침 시간이라 공원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소만리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사화정을 호숫가 옆 나무 아래로 데리고 왔다. 기여온은 껑충껑충 뛰면서 나무 아래로 달려와 바닥에 떨어진 작은 분홍 꽃잎을 주워 들고 돌아서서 사화정 앞으로 달려와 꽃잎을 건넸다. 사화정은 손바닥을 펴고 살짝 웃으며 꽃잎을 받았다. 사화정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소만리는 순간 엄마라고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내뱉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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