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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2장

소만리는 경연을 보면 자신이 참혹하게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소만리, 우리 돌아가자.” 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잡았다. “그래.” 그들이 막 돌아서려 했을 때 경연의 엄마가 갑자기 소만리의 팔을 덥석 잡아당겼다. “소만리!” 경연의 엄마는 긴장한 듯 소만리를 끌어당기며 간곡함과 미안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소만리, 제발. 들어가서 경연을 좀 만나줘!” 소만리는 경연의 엄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정말이지 경연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소만리, 내가 전에 너한테 심한 말 한 거 알고 있어. 우리들이 한때 고부 사이였던 것을 봐서 한 번만 봐 줘. 이전에 내가 잘못한 것들은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어.” “경연도 잘못했어. 너한테 그렇게 상처 주면 안 되는 거였어. 경연이 이런 벌을 받은 것도 다 인과응보지. 하지만 소만리, 우선 지금은 경연한테 목숨이라도 지키라고 말 좀 해줘. 꼭 부탁할게.” 경연의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소만리의 손을 놓지 않았다. “소만리, 마음이 넓은 네가 제발 우리 경연이 좀 살려줘. 다시 한번 이렇게 부탁할게. 진심이야. 진심으로 부탁할게!” 경연의 엄마가 거듭 부탁하자 소만리의 태도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정말로 그들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소만리, 제발. 들어가서 경연이 좀 만나주면 안 되겠어?” “소만리, 나도 부탁할게. 제발 내 아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희망을 줘.” 경연의 아버지도 다가와 간청했다. 소만리는 약간 동요했다. 문득 그녀와 경연 사이에도 결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기모진을 보고 막 입을 열려고 하자 남자는 이미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가봐.” 기모진은 살며시 소만리의 손을 놓아주었고 다정하고 그윽한 눈으로 그녀에게 말없이 격려를 보냈다. 소만리는 빙그레 웃으며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병실로 향했다. 병상에 누운 경연의 희미한 눈동자 속에 갑자기 소만리의 모습이 비쳤고 그의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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