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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3장

하고 싶었던 말이 뭐냐고? 경연은 눈앞의 우아하고 기품 있는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창밖에서 넘어온 햇살이 그녀의 몸에 빛을 드리웠고 햇살을 등진 그녀의 모습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번뇌를 초월한 존재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렇지만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초월한 듯한 그녀는 이미 그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그 말이 뭐가 중요하겠어? 그저 당신한테 삶의 희망을 주고 싶었을 뿐이야.” 소만리의 말에 경연의 눈 속에서 빛이 하나둘 사라졌다. “아니야. 당신은 날 속이고 있어. 분명히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야.” 그의 눈 속에는 기대의 빛으로 가득했다. 그 옛날 신사의 온화하고 우아한 모습에는 불안감이 가득해 보였다. 소만리는 침대로 다가가서 경연의 잿빛 얼굴을 보면서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만리의 복잡한 심경 속에는 그를 향한 일말의 연민도 있었다. 그녀는 기대로 가득 찬 경연의 눈을 보면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그날 당신은 아무런 다른 조건은 없다고 했어. 오직 나만 당신에게 순종하고 당신과 함께 이 마지막 일만 해주면 충분하다고 했어. 그 일은 내가 당신과 함께 불꽃놀이를 끝까지 다 보는 거였어. 불꽃놀이를 보는 그 짧은 시간 동안은 오로지 날 소유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였지. 그렇지?” 소만리에게 자신의 모든 마음을 간파당한 경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당신이 총에 맞기 전에 나한테 했던 말 기억해? 내가 정신이 나가도록 해칠 생각은 없었고 단지 내가 당신 곁에 있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하지만 경연, 감정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야. 당신이 날 통제하고 내 기억을 조작한다고 해도 그건 가짜야. 진짜가 아니라고.” 소만리의 이 말이 경연의 정곡을 찔렀다. 소만리가 말한 이치를 그도 이제야 깨달았다. 그는 이미 더 이상 그녀에게 말도 안 되는 욕심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다. “경연, 원래는 나 정말 당신 미워하고 당신이 죽기를 바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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