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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장

진아연은 마이크의 말을 듣자 바로 박시준에게 연락했다. 뜻밖에도 박시준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난 괜찮아." 그의 나지막하고 든든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진아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담담한 척 말을 이었다.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구예요?" "형님의 운전기사야. 형과 알고 지낸 지 몇 년 되신 분이야." 박시준은 간략하게 답해줬다. 진아연은 밤하늘 아래 재난을 겪은 황폐한 모습의 저택을 보며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사림 사이의 원한으로 왜 집까지 망가뜨리는 거지? "혹시 형님께서 지시한 거예요?" 진아연은 마음속의 의심을 숨기지 않았다. 인상 속의 박한과 박시준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추었고 심지어 박시준과 비교하면 돈후한 편이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박한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운전기사는 지시한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조사하고 있어." 박시준은 쉰 목소리로 물었다. "넌 지금 어디야?" "저는..." 그녀는 사실대로 말하기 부끄러웠다. 만약 그녀가 본가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자기를 걱정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몸도 안 좋은데 일찍 돌아가서 쉬어." 박시준은 그녀가 난처할까 봐 말을 돌렸다. 그녀가 먼저 연락해 줬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걸 설명해 줬기 때문이었다. "아, 박시준 씨가 준 선물은 아이들한테 전해줬어요. 라엘이는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지만 다음에는 그런 귀중한 물건을 선물로 주지 마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선물은 아닌 것 같아요. 다이아몬드가 커봤자 아이들한테는 돌과 별반 차이가 없어요." 박시준: "딸이 좋아하기만 한다면 돌멩이처럼 가지고 놀아도 상관없는데?" 진아연: "..." 박시준: "한이는? 로봇을 좋아해?" 진아연: "저는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박시준 씨가 준 선물이란 걸 알게 되고 받기를 거부했어요. 그래도 라엘이가 좋아해 다시 방으로 가져갔어요." 박시준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말했다. "다시 돌려주지 않으면 돼." "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갈게요." 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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