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0장
라엘은 말을 하고는 더 슬프게 울었다.
박시준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정말 박스를 가져간 사람이 라엘이었다면 박스가 사라지고 그토록 조사를 했는데도 누가 가져갔는지 몰랐던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아무도 네 살짜리 아이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라엘은 지금보다 더 의존적이었다.
누가 일상생활도 스스로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를 의심했겠는가?
그리고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 바로 박스가 사라지고 박스 안의 내용이 지금까지 숨겨져 알려지지 않고 누구도 그걸로 박시준을 협박하거나 찾아오지 않았던 의문이 말이다.
"라엘아, 그 여자 어떤 옷을 입었었어?" 박시준은 라엘을 의자에 내려 앉히고 티슈로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라엘에게 물었다. "혹시 그 여자가 회갈색 옷을 입었었어?"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라엘은 붉은 눈으로 박시준을 쳐다보았다. "박스를 찾아왔나요?"
박시준은 몇 초 동안 생각하고는 라엘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아니, 너를 속인 그 여자 차 사고로 죽었어. 박스 안의 물건은 누군가 가져갔어. 그러니까, 라엘아, 너무 슬퍼하지 마, 잊어버린 걸 어떡하겠어, 괜찮아."
"하지만 오빠가 그 박스 안의 물건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어요..." 라엘은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 "미안해요, 몰래 물건을 가져와서."
딸의 사과를 듣고 있는 박시준은 마음이 아주 평온했다.
다른 누군가가 박시준의 물건을 가져가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박시준은 어떻게든 그 사람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딸이었다.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박시준은 딸한테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근데, 그 박스는 왜 가져왔어?" 박시준은 박스를 가져갈 때 라엘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건 그때 너무 싫어서 그랬어요. 몰래 물건을 가져가서 못 찾게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물건을 잃어버려서 엄청 조급해 할 거잖아요." 라엘은 조금 후회스러웠다. "그 박스가 그렇게 중요한 박스라면 절대 손도 대지 않았을 거예요, 흑흑!"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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