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1장
그녀가 순순히 그를 부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방안에 둘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이가 있었다면 그녀는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오빠가 아빠를 너무 미워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빠의 편을 들 것이다.
박시준의 검은 눈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동생에게 화내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불러줄게요." 라엘이는 그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동생은 아직 어려서 제가 지켜줘야 해요."
박시준의 눈은 붉어졌고 갈라진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라엘아, 난 네 동생에게 화난 게 아니야. 난 나 자신에게 화가 나는 거란다. 세심하지 못해 시은이를 소홀히 한 점에 대해서 말이야."
"아빠는 이 일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라엘은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시은 언니는 오빠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거예요. 막았어도 언니는 몰래 했을 거예요. 제가 몰라 아빠 물건을 훔쳤던 것처럼. 잘못된 걸 알고 있지만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라엘의 비유는 다소 부적절했지만 그녀에게 '아버지' 라 불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시준은 살아갈 의미를 찾은 것처럼 보였다.
마이크는 문밖에 서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리고 마이크는 박시준이 라엘이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조지운과 채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박시준과 라엘이가 나왔다.
"오, 이야기는 끝났어? 무슨 이야기했어? 라엘아, 너 설마 울었어?" 마이크는 빨개진 라엘이의 눈을 보며 긴장했다. "라엘아... 설마 혼난 거야?!"
라엘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한테 새해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해서 감동받아서 운 거예요."
마이크: "???"
박시준은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시간이 많이 늦었군. 한이는 아직 안 돌아온 건가? 벌써 이렇게 바쁜 거야?"
마이크: "걱정도 많으시네. 아니면 지금 데리러 가면 되잖아요?"
박시준은 그가 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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