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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장

심윤은 고개를 저었다. "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반응했을 때 제 눈은 이미 뽑혀 갔으니까! 아파 죽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진아연이 이게 제 업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똑똑히 들었다고요... 시준 씨, 거짓말이 아니에요! 전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진아연의 목소리요?" 박시준이 깜짝 놀라 물었다. "정말 제대로 들은 거 맞아요? 잘못 들은 건 아니고요?" "그럴 리 없어요! 진아연의 목소리를 잘 못 듣는 건 불가능해요! 제가 그토록 증오하는 사람인데!" 심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박시준의 손을 꼭 잡았다, "시준 씨! 제가 어찌 감히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겠어요! 제가 한 말이 거짓이라면 시준 씨가 확인하면 바로 들통날 거잖아요! 부탁이에요... 제발 부탁인데, 우리가 전에 사귀었던 걸 봐서라도, 절 불쌍히 여겨줘요..." 심윤의 떨리는 입술과 창백한 얼굴을 보니 박시준의 마음은 유난히 무거웠다. 직감은 그에게 심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머릿속의 또 다른 목소리는 진아연이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심윤 씨, 내가 조사할게요." 그는 약속했다. "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지 조리 잘하고 있어요." 심윤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요... 전 살고 싶지 않아요... 아빠가 오면 함께 B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안락사할려고요. 난 장님으로 사는 걸 받아들일 수 없어요... 허허..." 심윤의 웃음은 점차 울음이 섞였다. "당신이 알아낸 결과가 어떻든 저에겐 아무 의미가 없어요. 진아연의 목소리를 들은 게 분명하니까요! 범인은 그년이에요! 다른 결과가 있을 리 없어요!" 심윤은 울먹이며 말했다. "지옥에서 그년을 기다릴 거예요." 박시준이 입원 병동에서 나왔을 때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하늘에서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경호원은 박시준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그를 따라갔다. 차에 오른 뒤 경호원이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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