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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장

"아들아, 먹을 얼굴에 칠하면 안 되지?" 박시준은 자신의 작품이 파괴된 것을 보았으나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성의 까맣게 된 작은 손과 먹물로 잔뜩 얼룩이 진 옷이며 얼룩덜룩한 작은 얼굴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디서 먹물을 묻힌 거야?" 진아연은 지성에게 다가가 옷을 벗겼다. "먹물은 어디서 났어? 책상 위에 올라가는 건 보지 못했는데!" 지성은 엄마의 말을 이해하고 작은 손으로 옆을 가리켰다. 옆에 있던 의자 위에 박시준이 연습할 때 쓰던 먹물 한 병이 있었다. "아까 먹을 꺼내면서 잠시 놓아둔 건데 집어넣는 걸 깜빡했네." 박시준이 설명했다. "아들 탓은 아니야." "두둔하기는. 병뚜껑은 어떻게 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진아연은 아들의 옷을 벗긴 후 바로 아들을 안고 목욕시키러 갔다. 박시준은 아들이 난장판을 만든 것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한이도 어렸을 때 이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성은 확실히 장난꾸러기였다. 다음날, 진아연과 박시준은 세 아이를 데리고 위정의 집을 방문했다. 진아연은 박시준이 쓴 대련을 꺼내 위정에게 보여주었다. "박시준이 썼는데 멋있죠?" 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 볼만 해." 진아연은이 평가를 듣고 약간 당황했다. "그냥 괜찮은 정도인가요? 전 아주 좋은 것 같은데!" 위정은 그녀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바라보며 벽에 걸린 서예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기 걸린 건 어때 보여?" 진아연은 벽을 흘끗 본 뒤 바로 감탄했다. "어머나! 획이 거침없이 매끄럽고 기세가 웅장한데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딱 봐도 대가가 쓴 것 같네요." 위정: "우리 아버지가 쓴 거야." "와! 아버님이 서예가이신 건 몰랐네요!" 진아연은 얼굴을 빨개진 채 자신이 선물한 대련을 되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위정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의 아버지가 서예에서 이렇게 높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어?" 위정의 아버지가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 "위정 선배가 벽에 걸린 서예가 아버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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