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0장
이때 강우금과 진홍민의 시선이 스테이크 칼을 들고 있는 하현에게로 향했다.
“어, 하 씨...”
순간 두 여자의 눈빛이 갑자기 멍해졌다.
진홍헌도 하현을 알아보았다.
그는 자신이 가장 창피한 순간에 하현을 만났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 그와 맞닥뜨리다니!
자리를 떠나려던 강우금과 진홍민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여웅의 팔을 잡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현을 가리키며 작은 입을 가리켜 뭐라고 소곤소곤거렸다.
이여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오만불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진홍헌은 깜짝 놀라 벌벌 떨었다.
상대가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해 화들짝 놀라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
그는 속으로는 화가 들끓었지만 자신이 이여웅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부딪힌다면 결국 자신은 묻힐 곳도 찾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
“탁!”
하현이 스테이크를 계속 썰려고 하던 순간 이여웅이 갑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발을 올렸고 의자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하현은 몸을 뒤로 빼면서 주저앉는 의자를 피했다.
의자는 땅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술잔은 어지러이 널브러졌고 식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개자식!”
나박하가 벌떡 일어났지만 하현이 그를 제지했다.
하현은 눈을 지그시 뜨고 이여웅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이참, 여웅 오빠, 이게 무슨 짓이지?”
이여웅은 담배를 움켜쥐고 긴 연기를 내뿜으며 비아냥거리듯 이죽거렸다.
“이봐, 당신이 우리 진홍민과 강우금을 화나게 하고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이지?”
친밀감이 느껴지는 호칭으로 대화를 튼 두 사람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진홍헌은 이 상황이 창피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현은 담담하게 내뱉었다.
“괜히 진홍헌을 잡는 척하지 마. 나랑은 전혀 상관없으니까.”
“내 머리릴 짓밟고 싶었지만 나한테 나가떨어질 게 겁이 났어?”
“우후!”
이여웅은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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