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2장
최희정이 하현에게 눈길을 돌렸고 그녀의 눈 밑이 두툼하게 응어리졌다.
그리고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홀 한가운데로 가서 당당하게 의자에 앉은 뒤 이영산을 가리켰다.
“영산아, 그림 가져와 보렴.”
“아버지와 함께 잘 살펴볼게.”
두 사람은 모두 대가족 출신이라 이 방면에 대해 피상적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안목이 있었다.
특히 설재석은 요즘 강남에서 소장품을 열심히 연구하며 더 많은 지식을 쌓은 터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영산이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 가며 ‘맹호하산도’를 구해 왔을 리가 없다.
이영산은 황급히 하현을 보고는 얼른 그의 손에 든 ‘맹호하산도’를 설재석에게 공손히 건네주었다.
설재석은 짐짓 돋보기를 꺼내 신중하게 쳐다보았다.
몇 분 뒤 설재석은 최희정의 귀에 대고 귓속말을 했다.
최희정은 귓속말을 듣고 이영산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 살짝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이영산은 순간 소름이 확 끼쳤다.
그녀의 눈빛이 너무나 무서웠던 것이다.
‘맹호하산도’가 위작임을 간파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그는 짐작했다.
설은아와 설유아도 싸늘한 표정으로 이영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히 양아들인 주제에 가짜를 가지고 설 씨 집안에 와서 큰소리를 치다니 죽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최희정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잠시 이영산을 쳐다보다가 하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하현, 자네 그 입 좀 작작 놀리지 그래?”
“이 그림은 분명 진짜야! 당인의 진품이 맞아!”
“적어도 억은 넘을 거야!”
“안목도 천박한 놈이 어쩌다 운이 좋아서 내 딸한테 붙어먹더니! 그 부귀영화 좀 누린다고 골동품과 서화까지 이러쿵저러쿵하는 거야? 자네가 그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더욱 웃긴 것은 자네가 감히 내 소중한 아들을 무시하고 모욕했다는 거야. 얼른 무릎 꿇고 그에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이 집에 발붙일 생각도 하지 마!”
하현의 눈빛에 차가운 파도가 일렁거렸다.
그는 이 서화에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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