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5화
찻집 위층.
최양하는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추동현의 말이 준 충격이 너무나 컸다.
세차게 머리를 도리질 쳐보았다. 마냥 자신이 추동현을 돕는다면 최란은 분명 너무나 마음 아파할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얼마나 실망하실지 뻔했다.
식구들이 늘 자신을 공평하게 대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부족하게 산 적은 없었다. 그리고 최하준이 자신보다 확실히 능력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언제까지 이렇게 최하준의 그늘에서 살 수만은 없었다.
자신은 늘 최하준에게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존재일 뿐이었다.
한참 갈등하는 중에 여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 왜 나 안 데리러 와? 친구들은 다 갔는데.”
최양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5시였다.
“어, 금방 갈게.”
가는 길에 최양하는 추동현의 어머니인 백원경의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유치원에 도착하니 5시 반이었다. 여울은 입이 부루퉁해서 차에 올랐다.
“삼촌, 아직도 엄마가 전화를 안 해요. 아빠가 엄마를 어디로 데려갔을까요? 이제 영원히 엄마는 못 만나요? 엄마 보고 싶은데.”
그러면서 꼬맹이는 울려고 했다.
“아니야. 아빠는 엄마를 둘만의 세상으로 데려간 거야.”
최양하가 서둘러 달래는 말을 했다.
“아마도 다음에 돌아올 때는 엄마가 너희 동생을 데리고 올지도 몰지.”
“말도 안 돼.”
여울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우리 엄마는 유진이 아저씨랑 결혼했는데 어떻게 아빠랑 동생을 만들어요? 그러면 안 되잖아?”
최양하는 헛기침을 했다.
‘당연히 그러면 안 되지. 하지만 우리 형님이라면 돌아서 충분히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위인이거든.’
“어쨌든 너무 걱정하지 마. 아빠는 엄마를 사랑하니까 다치게 하지는 않을 거야.”
여울은 그제서야 안심한 듯했다.
“삼촌, 우리 어디 가요? 집에 가는 길이 아닌데?”
“추신으로 밥 먹으러 가자.”
최양하가 말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같이 저녁 먹자고 하시더라.”
“아, 난 싫은데.”
여울이 바로 살래살래 저었다.
“난 안 갈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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