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1화
여름이 의아해서 물었다.
“방금 아빠 왔다 갔니?”
“응. 아빠가 춥대. 그래서 들어와서 담요 가져가라고 했어.
여울은 그러더니 다시 곤히 잠들었다.
“……”
여름은 담요가 놓여있던 의자에서 문까지 거리를 계산해 보았다. 완전히 욕실이 보이는 루트였다. 게다가 자신은 샤워실 문을 활짝 열고 있지 않았던가.
그 장면을 생각하니 너무 수치스러웠다.
여울의 귀를 죽 잡아 당겼다.
“아빠가 춥던지 말던지 무슨 상관이야? 왜 들여 보냈어? 엄마 샤워하는 거 몰랐어?”
“샤워가 왜?”
여울이 잠에 덜 깨 게슴츠레한 눈을 끔뻑였다.
여름은 울고싶은 심정을 누르고 설명해주었다.
“엄마가 늘 그랬잖아, 모르는 사람한테 깨벗은 거 보여주는 거 아니라고. 그러니까 엄마가 샤워하는 것도 보여주면 안 되는 거지, 알겠니?”
“아, 그러니까 방금 아빠가 엄마 샤워하는 거 본 거야?”
“…….”
여름의 얼굴이 빨개졌다. 여울이 제대로 이해를 한 건지 못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 얼굴이 엄청 빨개요.”
여울이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에휴, 관두자.”
더 이상 얘기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 근데 아빠가 보면 어떻게 되는데?”
여울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아빠 나쁜 사람이야? 경찰 아저씨가 잡아가야 돼?”
“그냥… 그냥 안 좋아, 아주아주 안 좋은 거야.”
여름은 난처해서 화제를 돌렸다.
“참, 그건 그렇고, 오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솔직히 얘기해봐.”
“그러니까… 내가 그 나쁜 이모한테 씻겨달라고 했는데… 일부러 좀 귀찮게 했더니 나 밀어 넘어뜨렸어.”
여울이 살짝 신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가 얼마나 화나서 나쁜 이모 막 혼내줬는지 모르죠? 그랬더니 그 이모 얼굴이 막….”
이야기를 듣던 여름의 얼굴이 굳어졌다.
“엄마, 왜 그래?”
“왜 그러냐고?!”
여름이 여울을 들어올려 엉덩이를 팡팡 때렸다.
“네가 그 이모를 혼내주지 않아도 돼. 어린 애가정말….”
“엄마….”
여울이 울음을 터뜨렸다.
여름은 붉어진 눈으로 여울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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