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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화

“닥쳐.” 하준은 그간 꽤 품위있는 이미지를 지키고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마구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여름이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매일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마흔을 못 채우고 열 받아서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아까 당신이 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잖아!” “그랬구나.” 여름은 의미 심장하게 특정 부위를 쳐다보던 ‘참 쓸모 없는 인간 같으니…’ 시선으로 하준을 쳐다보았다. “산만한 덩치를 해가지고 살짝 부딪히기만 했는데 그렇게 약하다니….” 하준은 울컥했다. “그게 어딜 봐서 살짝 부딪힌 거야. 하마터면 우리 집에 대가 끊길 뻔했다고!” 여름의 가지런한 눈썹이 가운데로 몰렸다. “걱정하지 마. 대가 끊기면 내가 당신을 잘 책임져 줄게.” 하준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내가 언제 당신한테 날 책임져 달라고 했나? 당신 같은 악녀는 같이 있기도 싫다고.” 여름은 눈을 깜짝이며 순진한 얼굴을 했다. “뭔가 착각하신 것 같은데, 책임지겠다는 건 평생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말이 아닌데. 내 말은… 백지안에게 돈 많고 잘 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를 찾아줘서 남은 반 평생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이지. 당신이 애를 못 낳게 되면 백지안이 제일 걱정될 거 아냐?” “……” 하준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더니 하얗게 질려버렸다. 곁에 있던 상혁은 그 말을 듣고는 여름 앞에 완전히 여름 앞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 ‘와, 죽인다. 내가 회장님을 이렇게 오래 모셨지만 회장님이 이렇게까지 화 내시는 건 처음 본다.’ “왜? 내 말이 틀렸나?” 하준의 표정을 보고 여름은 겁을 먹은 듯 뒤로 몇 걸음 주춤주춤 물러섰다. “아, 맞다. 내가 그걸 깜빡 했네. 백지안은 당신을 엄청나게 사랑하니까 거길 못쓰게 되었어도 별로 개의치 않겠구나.” “입 닥치지 못 해!” 하준은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많은 사람이 오가던 병원 로비에서 모두의 시선이 두 사람을 향했다. “따라와!” 하준은 무거운 계단 문을 밀어 여름을 끌고 갔다.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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