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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화

이지훈은 송영식을 한 번 보고 다시 아무 말이 없는 이주혁과 하준을 보았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갑자기 애들이 무슨 세뇌라도 당한 사람처럼 이러지? 대체 언제부터야? 아마도 백지안이 나타나고 나고부터인 것 같은데?’ “주혁아, 영식아. 하준이는 병이 있으니 그렇다고 치고, 너희 둘은 정상이잖아? 애초에 하준이 병이 재발했을 때도 여름이는 하준이를 버리지 않았어. 어쩌다가 지하실에 갇히게 되었는지도 다 알잖아. 그런 사람 다시는 없다고 너희도 칭찬했었잖아? 그래, 여름이랑 그렇게 만나보고도 아직도 여름이를 그렇게 몰라?” 이지훈이 분노에 차서 소리 질렀다. “여름이는 하준이네 식구들이 하준이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지 못하도록 막아줬는데 너희는 오히려 여름이를 병원에 집어넣어? 너희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하준의 미간에 주름이 점점 깊어졌다. 이지훈이 하는 얘기들은 어쩐지 익숙했다. 그러나 그 장면들을 떠올려 보려고 하면 어쩐지 머리가 아팠다. 아무리 해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송영식도 미간을 찌푸렸다. 이지훈이 송영식에게 외쳤다. “영식아, 넌 자꾸 서머가 하준이를 뺏어갔다고 그러는데, 여름이가 하준이를 따라다닐 때는 백지안이라는 존재 자체를 몰랐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백지안이 죽은 줄 알았지. 여름이가 하준이 아내가 되고 나서 백지안이 돌아오니 네가 여름이에게 하준이 와이프 자리를 내놓으라고 한 거잖아? 너희들이 백지안이랑 사이가 좋다는 이유로. 하지만 너희들 중 누구라도 서머 입장에서 생각해 본 사람 있어? 아이도 잃고, 남편도 잃고, 이제 여름이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백지안은? 너희도 있고, 하준이도 있고,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 송영식은 이지훈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답답했다. 이주혁은 눈꺼풀을 바르르 떨더니 술을 마셨다. ‘그래, 전에는 진심으로 여름이가 하준이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강여름과 백소영이 얽히면서 다빈이가 죽고, 지안이가 돌아왔어. 전에 강여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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