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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화

방금 전까지 키스하던 여자가 뭔가 더러운 것이라도 묻었다는 듯 입술과 얼굴을 문질러 닦는 게 아닌가. “임윤서 씨….” 송영식은 격렬한 분노를 느꼈다. “티슈라도 드릴까요?” 윤서가 휴지를 한 장 건넸다. 상처 입은 고양이처럼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송영식이 홱하고 휴지를 채가서 입술을 박박 문질렀다. “더럽게!” “이하동문이네요.” 윤서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키스라니 정말 참을 수 없군요.” “……” ‘난 지금 네 얘기 하는 거야. 알아듣고 그런 소릴 하는 거냐?’ 송영식은 화가 나서 애꿎은 휴지에 화풀이를 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아플 지경이었다. “울긴 뭘 웁니까? 그렇게 아쉬우면 뭐 한다고 그러고 못된 소리를 해요? 너무 작위적인 거 아니냐고?” “여자친구 없죠?” 임윤서가 갑자기 물었다. “키스 되게 못 하시던데, 설마 첫 키스였어요?” “아니, 이 사람이 진짜….” 팩트를 저격당한 송영식은 임윤서가 자기를 모욕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자 울컥해서 말투가 사뭇 곱지 못했다. “맞나 보네.” 폭주하는 송영식을 보니 갑자기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가식 좀 떠는 것도 못 받아 주면 여자친구 못 만든다고요. 알아두세요.” 송영식은 이를 꽉 물었다. “이봐요, 방금 내가 좋은 마음으로 도움까지 줬는데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습니까?” “내가 와 달라 그랬나요? 자기가 먼저 와서 남 오해하기 좋게 나더러 ‘자기야~’ 했으면서. 무슨 생각하고 그랬는지 내가 그 시커먼 속을 모를 줄 알아요? 도와주기는 개뿔….” 윤서가 콧방귀를 끼고 돌아서는데 막 마중 나온 여름을 만났다. 여름은 뒤에 서 있는 송영식을 보더니 흠칫했다. “둘이….” 송영식이 ‘허!’하더니 뭔가 잘못한 게 있는 사람처럼 돌아서서 가버렸다. “……”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잘못 봤나? 어째 송영식에게서 츤데레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 둘이 또 싸웠어? 윤상원은?” “갔어. 이번에는 진~짜로 해어졌어. 이제 다시는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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