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화
하준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었다. 하준은 곧 웃으며 말했다.
“회사에서 다들 상의해서 결정했습니다.”
“그렇구나….”
여름이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답했다.
차라리 사실대로 말해줬다면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준은 여름이 백지안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했다.
‘매번 이런 식이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려고 할 때마다 날 실망시켜.’
“그 얘긴 그만하고… 이건 뭡니까?”
하준이 봉투를 잡고 흔들었다.
여름이 돌아와 책상에 올려둔 걸 본 모양이었다.
“서유인이 약혼식에 초대했어요.”
“나도 초대했던데.”
하준이 가볍게 웃었다.
“어지간히 자랑하고 싶은가 보네.”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전 남친까지 불렀다고? 내일 아주 볼만하겠네.’
“이건… 그냥 안 본 걸로 해요. 갈 필요 없어요.”
하준은 초대장을 한쪽으로 던져버렸다.
“당신은요?”
여름이 하준을 쳐다보았다.
“나는 추신그룹 사람들을 좀 만나려고.”
하준의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
여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 그 집안과 관계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응, 특히 요트 동영상 같은 건 최양하 혼자서는 벌일 수 없는 일이거든, 분명 추신에서 도왔을 겁니다.”
하준이 여름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손가락에 끼워진 결혼반지에 기분이 좋았다.
“당신은 출근해요, 다른 건 나한테 맡기고.”
“아뇨, 간다고 했어요. 나도 갈 거예요.”
여름이 고개를 들었다, 결연한 눈빛이었다.
“굳이….”
하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름이 하준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내가 이런 얼굴로 그런 데 가면 웃음거리나 될까 봐 그래요? 아니면 나 때문에 당신이 망신당할까 봐?”
“강여름….”
하준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당신에게 나는 그런 사람입니까? 당신을 보호하고 싶으니까 가지 말라는 거지. 서유인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여름이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당신은 앞으로 이런저런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게 될 거예요. 나더러 평생 숨어있으라고? 난 집에서 당신이 연회에 참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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