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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화

”하지만… 당신이 사람들 앞에 설 준비가 되면 그땐 어떤 자리든 같이 갈 거야. 당신 손을 꼭 잡고.” 하준의 말에는 마치 선서라도 하듯이 한 글자 한 글자 진지함이 묻어있었다. 여름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분명 하준의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흔들리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달콤한 말이 이렇게 멋진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향기가 여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네.” 하준은 씩 미소 짓더니 여름의 얼굴을 잡고 입술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하지….” 하준이 진심임을 깨닫자 여름은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날 밤 이후 지금까지 여름의 마음속엔 아직도 두려움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쉿, 이렇게 생각이 많아서야… 그 걱정 내가 다 지워줄게.” 하준이 여름의 허리를 꽉 잡았다. 여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만 하라고! 저런 부끄러운 소릴 어쩜 저렇게 당당하게....’ “다시는 다치게 하지 않을게.” 하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여름은 온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 다음 날. 하준이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설 때, 여름은 아직 이불 속이었다. 입술에는 한껏 요염함이 흐르고 눈은 감은 채로 하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했다. “잠꾸러기, 해가 중천이라고. 이제 일어나야지. 곧 스타일리스트가 옷 가지고 올 텐데.” “누구더러 잠꾸러기래?” 여름이 눈을 뜨고 살짝 흘겼다. 하지만 게슴츠레 뜬 눈에는 애교가 흘러넘쳤다. 하준은 그런 여름을 보며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얼굴은 예전 같지 않지만, 여름의 두 눈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홀리는 힘이 있었다. “우리 애기, 옷 입어야지.” 하준이 옷장에서 옷을 꺼내 여름에게 입혀주려 했다. “아니, 됐어. 내가 입을게요.” 하준을 밀어내고 드레스룸으로 들어가던 여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두 눈을 보며 잠시 황홀감에 빠졌다. ‘내 모습이 어떻든 정말 상관 없나봐. 어제 그거 진심이었잖아.’ 그런 밤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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