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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여름은 무척 당황했다. “어디 봐요. 내가 한 번 볼게요.” “의사도 아니면서, 보면 압니까?” 여름은 말문이 막혔다. 최하준의 등을 보니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여름은 미칠 것 같았다. “등에서 피가 나요!” “그만, 난 괜찮아요” 여름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 할 수 있는 건 구급차가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전화를 하는 것뿐이었다. 천만 다행히 몇 분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구급차에 타자마자 대원이 능숙하게 최하준의 옷을 가위로 자르고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등에 보이는 커다란 상처와 핏자국, 그리고 얼룩진 피멍이 드러나자 여름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상처가 만약 여름의 몸에 생겼다면 아파서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준은 이렇게 상처가 깊은데도 앓는 소리는커녕 여름을 안고 걸어 나왔다. ‘이 사람 어쩔 거야….’ 여름은 뭐라 말하기 힘든 감정이 끓어올랐다. 최하준이 모욕을 줄 때면 미칠 듯이 미웠다. 그런데 벼랑 끝에 몰렸을 때마다 자신을 구해주는 건 다름 아닌 최하준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번에는 스스로 부상까지 입으면서... 여름은 알고 있었다. 오늘 만약 최하준이 오지 않았다면, 자신은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울지 마세요. 남자분은 등에 외상을 입었을 뿐입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요.” 대원이 위로해주었다. “……”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여름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고 닦았지만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최하준은 울고 있는 여름을 보고는 가슴이 시리다가도 한편으로 좀 기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정말 날 좋아하나 보군. 조금 다친 걸 보고 이렇게 울다니 정말 바보지만 사랑스럽잖아.’ “하지만 어깨 쪽은 인대가 끊어졌을 것 같은데, 당장 수술을 해야 합니다.” 대원이 말했다. 마지막 한 마디에 여름은 절망했다. ‘별거 아닌 게 아니잖아요. 결국 엄청 심하단 말이네.’ 어릴 적 발을 삐었을 때 아파서 죽을뻔한 기억이 고스란히 있는데, 인대가 끊어졌다니 그 고통은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의료진이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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