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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6화

최하준의 본가. 오전 8시, 여름은 아침을 먹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하늘이도 근사한 원복을 입고 바른 자세로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여울이는 그렇게 얌전하지 않았다. 밥 대신에 도너츠를 달라고 떼를 쓰고 있었다. “아침에는 도너츠 같은 거 먹는 거 아니야.” 하준이 여울이를 달래가며 밥을 한 숟가락씩 떠먹였다.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여름은 심히 만족스러웠다. 그간은 혼자서 여울이를 상대하느라 아침부터 진이 빠지기 마련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밥 안 먹어!” 여울이가 포동포동한 얼굴을 번쩍 들고 외쳤다. 하늘이가 거리낌 없이 한마디 했다. “매일 디저트만 먹으면 키는 안 크고 뚱뚱해져. 너 이럴 거면 유치원 가서 내 동생이라고 하지도 마. 창피하니까.” “엄마! 하늘이가 또 나 괴롭혀!” 여울이가 일렀다. 여름이 이마를 문질렀다. 이때 식탁에 놓아둔 하준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상혁이었다. 하준이 휴대 전화를 집어 잠시 통화를 하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금 바로 회사에 가 봐야 할 것 같아.” 여름이 하준을 올려다보았다. “같이 애들 유치원 데려다주기로 했잖아? 지금 바로 가야 돼?” “회사에 일이 좀 생겼어.” 하준이 손을 뻗어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래도 지금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아.” 하준의 표정이 꽤 심각한 것을 보고 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여름은 직접 차를 몰고 두 아이를 로얄 킨더가튼에 데려갔다. 가는 도중에 윤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윤상원이 풀려났대.” “뭐?” 여름은 살짝 놀랐다. “영식씨 네 집에서 그렇게 빨리 풀어준 거야? 수십 년 가둬두고 안 풀어주겠다고 큰소리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그럴 줄 알았다니까.” 윤서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내가 양어머니께 여쭈어보았는데 그쪽 집에서는 절대로 윤상원을 풀어주지 않았대. 최소한 10년 이상은 넣어둘 생각이었다는 거야. 그런데 갑자기 풀려났어. 양어머니 말씀으로는 대통령실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왔대.” “윤상원 깜냥에 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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