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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3화

조감독의 말인즉슨, 조연의 미모가 주연을 압도해 영화에서 표현하려는 주제를 흐트렸다는 뜻이였다. 구 감독은 그 말을 들으니 더욱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래요, 지금 조연 캐릭터가 좀 그런 캐릭터죠. 원연수씨는 예쁘게 보이고 특징적인 캐릭터를 맡아서 눈에 띄고 싶다면 아무래도 작품을 잘못 찾아온 것 같군요. 아직 촬영 시작도 안 했으니 그만두고 싶다면 오늘 바로 떠나도 좋습니다. 다만 촬영팀이 시간을 끌어서 본 손해는 배상해야 할 겁니다.” “감독님, 연수 씨가 이런 큰 작품은 처음이라 잘 몰랐나 봐요.” 시아가 얼른 나서서 말을 보탰다. “연수 씨, 스타일리스트 의견 따라주세요. 난 내일 말에서 떨어지는 씬이 있는데 감독님이 원래 이미지는 싹 포기하고 맨 얼굴로 찍자고 하시더라고. 감독님의 연기 지도는 이런 데서 빛나는 거니까, 감독님을 따르자고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사람이 발전도 하는 거니까.” 구 감독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아가 그래도 분위기 파악도 잘 하고 이 대표 약혼녀라고 딱히 거들먹거리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협력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다들 바쁘니까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 남자 주인공인 강우진은 영화계의 황제다. 그러니 원연수처럼 이제 막 뜬 배우 따위에게 그렇게 큰 인내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옆에서 보고 있던 이나정은 다들 이구동성으로 원연수를 비난하는 꼴을 보고 울컥해서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원연수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잘 봐주세요. 제가 아이라인이라도 그렸나요? 그냥 립글로즈 조금 바르고, 조금 더 사극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내려고 눈썹을 정돈해서 그렸을 뿐입니다. 머리에 뭐 남들보다 특별한 가채를 얹지도 않았고요.” 다들 깜짝 놀랐다. 다시 보니 정말 별다른 메이크업이 없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이 정도로 메이크업을 얹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현장에 있던 배우들이 질투에 어린 시선을 보냈다. 원연수가 휴대 전화를 꺼냈다. “아까 스타일리스트가 해줬을 때 모습입니다. 솔직히 제가 조연이지, 조연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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