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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2화

여름이 어색하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 “윤서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실은… 아까 그것도 난 좋았어.” 당장 가서 윤서의 입을 그냥 꿰매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좋았어?” 하준이 고개를 들었다. 깊은 눈에는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여름은 그제서야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하준을 노려보았다. “아, 몰라!” “에이, 그러지 말고.” 하준이 얼른 여름의 허리를 껴안고는 실망 듯 말을 이었다. “윤서 씨 말도 틀리진 않지. 내가 계속 이렇게 안 된다고 하면 날 떠날 거야?” 여름이 정색했다. “최하준, 내가 당신을 떠난다면 이 일과는 무관할 거야. 그게 그렇게 신경 쓰였다면 애초에 자기랑 재결합 안 했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달콤한 말을 해왔어도 결국 우리가 헤어졌던 것처럼 말이야. 난 이제 미래는 믿지 않아. 그냥 지금을 소중히 생각하기로 했어.” 그 말을 들은 하준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알겠어. 역시나 나에 대해서 불안한가 보다. 괜찮아. 내가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을 두고 내 사랑을 증명해 보일게.” 그러더니 여름의 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치료해 볼게. 아무래도 자기한테는… 그게 중요한 것 같거든.” “……” 여름이 몸을 틀었다.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조만간 최하준 때문에 내가 미쳐버릴지도 몰라.’ “내일이 백지안이랑 2차 공판이야. 이번에는 당신도 보러 올래?” 하준이 웃으며 물었다. “내일은 바쁜데….” “보러 와. 우리 재결합 후 첫 재판에서 백지안이 지는 거 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법정에서 난 아주 멋지다고.” 하준이 막무가내로 졸라댔다. 여름은 결국 보러 가겠다고 답하고 말았다. ****** 다음 날, 여름이 하준의 재판을 보러 가겠다고 하자 윤서가 비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지금 명백히 백지안 쪽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니? 이번에는 최하준이 질걸? 가서 위로해 주게?” “아니. 이번에도 반드시 이길 거야.” 여름이 곧 반격했다. “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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