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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1화

여름은 발그레진 얼굴로 샤워를 하고 샤워실에서 나왔다. 하준은 느른하게 침대에 누워 야릇한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뭘 대낮부터 샤워를 하고 그래?” 여름이 쌩그랗게 하준을 노려보더니 새삼 얼굴을 붉혔다. “다 자기 때문이잖아. 완전 땀에 젖었다고.” “그으래?” 하준이 씩 웃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뛰어내려 여름을 번쩍 안아 올렸다. 여름은 깜짝 놀라서 얼른 하준의 목을 안았다. “왜 또 이래? 얼른 내려 놔.” 하준은 거칠게 여름에게 키스했다. “내가 아직 다 낫지는 않았어도 당신은 충분히 즐겁게 해줄 수 있다고. 어때? 방금 좋았어?” “……” 시선을 피하는 여름의 볼은 다시 확 달아올랐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어.” 하준의 섹시한 얼굴에 은은한 웃음이 번졌다. “적당히 해.” 여름은 살짝 화가 난 척했다. “이걸 어떻게 적당히 하나?” 여름을 꼭 안은 하준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라앉았다. “아무데도 안 가고 하루 종일 우리 자기랑 이렇게 있고 싶다.” 여름은 하준의 품에 가만히 안겨서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최근 별별 일이 다 벌어졌지만, 하준의 품에 이렇게 안겨 있으니 갑자기 미래에 벌어질 아직 알 수 없는 일도 전혀 두렵지 않아졌다. 그러나 이 작은 평화는 곧 윤서의 전화로 깨졌다. “강여름, 바른 대로 불어. 너 또 최하준이랑 뭐 하고 있어?” 스피커 폰이 아닌데도 집이 워낙 조용해서 하준에게도 윤서의 목소리는 그대로 들렸다. 여름의 몸이 확 굳어졌다. 자동적으로 백지안이 집에 CCTV라도 달아둔 게 아닌가 싶은 찰나에 다시 윤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하느라고 톡을 그렇게 보냈는데 답이 없어?” 여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얼른 톡을 열어보았다. 윤서가 보낸 톡이 많았는데 뜨거운 시간을 보내느라 보지 못했던 것이다. 하준과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고 여름은 다시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긴 뭘 해. 잠깐 낮잠 자느라고 못 봤어.” 그 말을 들은 하준이 은근한 눈으로 여름을 흘긋 쳐다보았다. 여름이 하준을 노려보았다. 윤서는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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