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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화

“아유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일단 먹어!” 여름이 가재를 하준의 입에 쑤셔 넣었다. 입에 들어온 것을 다 먹더니 하준이 여름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했다. “난 입으로 막아 주는 게 더 달콤해서 좋은데.” “……” 여름은 테이블 아래서 하준의 발을 콱 밟았다. 윤서도 바보가 아니니 두 사람의 꽁냥꽁냥을 대충 눈치챘다. 순식간에 자신이 이 자리에서 잉여로 느껴졌다. 실컷 먹고 나서 하준은 설거지를 하러 주방으로 갔다. 윤서가 우울한 듯 입을 열었다. “축하파티라고 했는데 어쩌자고 내가 이렇게 졸지에 너희들 연애에 들러리가 됐냐? 둘 다 빨리 가!” 여름은 미안해서 작은 소리로 변명했다. “그런 거 아니야. 난 최하준이랑 재결합할 생각이…” 윤서가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눈으로 여름의 말을 막았다. “재결합할 것도 아니면서 나의 주방에서 그러고 둘이 입술을 붙이고 있어?” “……” 여름은 완전히 대꾸할 말을 잃었다. 하준이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자 여름은 얼른 여울과하늘이에게 줄 갯가재를 챙겨서 하준을 데리고 데리고 나갔다. 윤서에게 한창 놀림을 당한 터라 여름은 하준에게 화풀이했다. 이게 다 앞뒤 가리지 않고 남의 집에서 그런 짓 하는 당신 때문이라며 쉬지도 않고 나무랐다. 그러나 하준은 전혀 짜증내거나 화도 내지 않았다. 가는 길에 하준은 살 게 있다며 잠시 길에 차를 세우더니 잠깐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준은 곧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나왔다. “자기야, 자기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뭘 제대로 못 해서 그랬겠지? 이거 먹고 화 풀어.” 하준이 여름의 손에 아이스크림을 건넸다. 하준의 손에 화려한 색상의 아이스크림이 들려있었다. 위에는 딸기와 호두가루가 뿌려져 있고 초콜릿으로 예쁘게 장식이 되어 있었다. 누구라도 한 눈에 반할만한 아이스크림이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 아래로 온통 상처투성이인 하준의 손이 보였다. 갯가재를 손질하면서, 여름을 위해서 껍데기를 까주면서 자잘하게 생겼던 상처가 발갛게 올라오고 있었다. “맛 좀 봐.” 하준이 재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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