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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3화

“아까 날 뭐라고 불렀지?” 뻔뻔한 인간이 계속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 밀었다. “저기… 그거 너무 유치하지 않아? 그냥 쭌 정도로 불러주면 되는데….” “그냥 할 말 없어서 입 다물라고 한 소리거든.” 여름이 짜증난다는 듯 하준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볼이 부어서 퉁퉁거리는 여름을 보고 있자니 더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 “아까처럼 다시 입 다물게 해줘도 좋은데.” 하준이 목구멍 깊은 곳을 저음으로 울리며 웃었다. “다시 기회를 줄게.” “기회 같은 소리하….” 이번에는 여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준이 여름의 빨간 입술을 덮쳤다. 처음에는 여름이 반항했다. 윤서의 집에서 두 사람이 이러고 있다니 적절하지 않은 듯해서였다. 혹여 윤서가 다시 들어오면 두 사람 꼴이 뭐가 되겠는가? 그러나 망할 놈의 최하준은 아무리해도 손을 놓을 생각을 안 하고 그렇다고 너무 소란스럽게 난리를 칠 수도 없어서 여름은 그냥 하준이 하는 대로 두었다. 30분쯤 뒤에 두 사람이 주방에서 나오는데 여름의 작은 입은 뭘 바른 듯 윤기가 흐르면서 살짝 빨갛게 부어 있었다. 솔로인 윤서에게는 너무나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갯가재를 먹으면서 윤서는 다시 눈꼴 신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하준은 갯가재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 내내 여름에게 까주기만 할 뿐이었다. “됐어. 내가 알아서 먹을게.” 윤서의 질투 어린 눈빛을 받은 여름이 하준에게 중얼거렸다. 하준은 고개를 저었다. 막 입맞춘 사람답게 촉촉하고 따뜻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니! 난 자기 먹는 거 볼 거야. 자기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윤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여름은 얼굴이 화륵 타올라서 하준을 노려보며 눈빛으로 욕을 했다. ‘작작하라고, 인간아!’ “그리고, 윤서 씨도 뭐, 연애를 안 해본 사람도 아니고.” 윤서는 울컥했다. ‘그게 어딜 봐서 연애냐고, 그냥 나 혼자 일방적으로 상처 입은 거지.’ “쿨럭. 됐어. 당신이나 먹어.” 여름은 역시 닥치고 먹게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윤서는 분노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 그러나 얼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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