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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화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망부석이라니 뭔 소리야?” “전 남편도 남편은 남편이지.” 윤서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거든.” 여름이 변명을 늘어놓으며 보조석에 앉았다. “운전 내가 할까? 임산부에게 운전을 맡기기에는…” “이제 겨우 몇 주밖에 안 됐거든. 산달 멀었다고.” 윤서가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 “최하준이 뭐래? 설마 생사의 갈림길에서 널 잊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널 되찾아 와야겠어, 뭐 그러디?” “……” 여름은 당황했다. 방금 윤서가 차를 몰고 오지 않았다면 옆에서 듣고 있었다고 의심할 지경이었다. 아무 말이 없자 윤서가 ‘그럴 줄 알았어’ 얼굴을 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적당히 해라. 나 유부녀거든.” 여름이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어허, 저기 좀 봐라.” 윤서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길가를 턱으로 가리켰다. 최하준의 커다란 덩치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걸어가다가 흘깃 차를 돌아보았다. 파티가 열렸던 7성급 호텔은 너무 구석진 곳에 있어서 택시는 물론이고 파티에 참석하는 차가 아니고는 지나다니는 일반 차량도 거의 없었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하준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경이었다. 그 우아하고 거만하던 남자가 차도 없이 히치하이크도 할 수 없는 길을 터덜터덜 걷고 있다니…. ‘상혁 씨는? 기사는 어쩌고?’ “어떡해? 좀 태워줄까?” 윤서가 여름의 의견을 물었다. 여름은 콧방귀를 뀌었다. “태워주긴 뭘 태워줘? 최하준이 기사도 없다는 게 말이 되니? 지금 고육계를 쓰는 거라고.” “그런가….” 윤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그러나 몇십m를 가기도 전에 여름이 소리를 질렀다. “아니, 잠깐….” “왜 그래?” 윤서가 속도를 더 올렸다. “세우라고!” 여름이 어이 없다는 듯 다시 말했다. 윤서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를 세웠다. 여름은 헛기침을 하더니 목소리를 돋웠다. “아까 팔을 보니까 엄청 심하게 다쳤더라고. 역시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어. 어쨌든 네 연회에 참석했던 손님이 다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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