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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화

1조 5천억이라니 천문학적이 입찰가였다. 추동현이 미리 재계에 말을 돌려놓았는데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부르다니 추신과 정면으로 붙겠다는 뜻이 아닌가! 사회자는 얼떨떨하게 있다가 곧 흥분해서 소리쳤다. “1조 5천억 한 번, 1조 5천억 두 번, 1조 5천억… 세 번! 낙찰되었습니다!” 윤서는 멍해졌다. “갑자기 튀어나온 저 사람 뭐지? 1조 5천억이라니 0이 대체 몇 개냐?” “확실히 그 정도 금액을 흔쾌히 투척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 이상했다. 어쩐지 아까 밖에서 만났던 미스터리한 사람이 생각났다. “추동현이 따라가질 않네?” 윤서가 감탄했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추동현처럼 쪼잔한 인간이 1조 넘는 돈을 어떻게 내니? 장난해?” 여름이 문을 열고 나서자 두 명이 갑자기 길을 막았다. “여자잖아?” 한 사람이 냉랭하게 웃었다. “기다려. 우리 회장님께서 만나고 싶어 하신다.” “뭐야? 입찰한 게 너야?” 마침 추성호와 지나가던 서유인이 비아냥거렸다. “미쳤나…. 이제는 최하준이 뒤를 봐주지도 않는데 어디서 감히 추신을 상대로 날뛴대?” “제 깜냥도 모르는 게.” 추성호가 여름을 노려보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여름은 빙그레 웃었다. “추신 아주 뜻밖이더라. 수천억짜리 매물에 입찰가를 만 원씩 올리다니 무슨 세계관이 그래?” 추성호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냉소를 지었다. “그딴 거지 같은 별장에 만 원이라도 더 붙여준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그러니까. 거기가 얼마나 재수 없는 터인데. FTT가 홀랑 망해서 이제 집까지 파는 거잖아?” 서유인이 덧붙였다. “자기가 못 살 것 같으니 남들에게 입찰을 하지 말라고 하다니. 추 회장이 지금쯤 낙찰자에게 가서 한 마디하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아무나 별장 구매에 1조 5천억을 턱턱 낼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런 사람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될 건데. 추신은 그런 돈도 없잖아?” 여름이 유유히 놀렸다. 추성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물론 지금의 추신이 1조 5천억을 마련하는 데 무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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