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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화

윤서는 여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아유 말 나온 김에 생각나는데 영식씨 네 작은 어르신께 전화나 드려볼까? 요즘 선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얼마 전에 뵈었을 때 보니 엄청 바쁘시던데…. 어디 보자 전화번호가….” 추성호는 적잖이 당황했다. 송영식의 작은 아버지라면 내년에 총선에 나설 후보이고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추신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정계의 거두가 있는 집안에 잘못 보여서는 앞으로 추신의 입지도 곤란하다. 추성호는 강여름의 인맥이 이렇게까지 뻗어있는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냥 오해입니다.” 추성호가 바로 표정을 바꾸어 웃었다. “그냥 5천억을 턱턱 부르는 분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보러 온 것뿐입니다.” 윤서가 입을 비죽거렸다. “사실 뭐 굳이 사려는 생각이 있었다기보다는 누가 만 원, 백만 원 높이길래 너무 쪼잔해 보여서 도발을 좀 한 거지.” 순식간에 추성호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상황상 함부로 말하기도 어려웠다. 눈을 살짝 내리깔고 있는 양유진의 표정이 좀 미묘했다. “가자.” 여름이 윤서의 손을 끌었다. 양유진의 옆을 지나치다가 멈칫했다. “갈 거예요? 아니면 남아서 추 회장님과 나눌 말씀이라도 있어요?” “같이 가죠.” 양유진이 부드러운 눈을 하고 여름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네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추성호는 분통을 터트리며 쓰레기통을 발로 찼다. 서유인이 떨떠름하게 말했다. “강여름 친구가 쿠베라 며느리가 될 줄은 몰랐네.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아직 그냥 약혼이잖아? 어차피 송영식은 백지안에게 미쳐있는데 깨질지도 모르는 약혼인걸.” 그 말을 듣더니 추성호가 반색했다. “당신 백지안이랑은 사이가 어때?” “뭐… 딱히 좋지는 않은데.” 서유인이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래도 하정현하고는 좀 친해.” 서유인은 어려서부터 최하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백지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적의 적은 친구야. 백지안은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어.” 추성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관계를 잘 만들어 놔.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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