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3장
“그래서, 진짜 그 여자랑 그런 사이여서 애까지 낳으셨어요?” 경소경은 거의 이를 꽉 깨물며 물었다.
“뭐? 애가 있어? 그럴리가 없는데?” 경성욱의 표정은 신호등처럼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자기가 한 더러운 일도 모르세요? 그런데도 뻔뻔하게 돌아오다니, 그냥 차라리 외국에서 죽지 그러셨어요! 이 일 만약에 엄마가 알게 되면 두고 보세요!” 경소경은 소리를 친 뒤, 분노에 찬 모습으로 경가네 공관을 떠났다. 그는 이 일을 신경 쓰기 싫었고, 경성욱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니 그는 오히려 편했다.
경소경의 차가 나가는 소리를 듣고 경성욱은 허탈하게 의자에 앉았다. 잠시 고민하더니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백루루씨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녁 8시. 경성욱은 백루루와 양식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옛 사람을 오랜만에 보는 자리였지만 이미 그때의 느낌은 사라졌다. 백루루는 이제 당시에 경성욱이 가르치던 순수한 학생이 아니었다.
경성욱은 장소에 맞게 정장을 입었고, 전혀 반백 살 같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묵직하고 성숙한 중년남성의 느낌이 강했다.
자리에 앉자 백루루는 자연스럽게 주문을 했고, 경성욱것도 같이 주문했다. 그녀는 전혀 경성욱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지 않았다. “경선생님, 여전히 잘 생기셨네요,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으세요. 선생님 입맛은 안 바뀌셨으면 제가 잘 알아서… 제가 주문해도 괜찮죠?”
경성욱은 백루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무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 입맛은 그대로라서. 내가 너랑 약속을 잡은 건 용건이 있어서야, 너도 알잖아. 밥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돌려 말하는 거 난 질색이야.”
백루루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하하… 경선생님, 이제 정말 가정으로 돌아가셨나 봐요. 저한테 이렇게 냉정하게 대하시고. 좀 섭섭하네요.”
경성욱은 참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만약 그가 교양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이미 앉아있지 못 했을 것이다. “백루루, 너랑 추억팔이 하려고 온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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