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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8화 처리해

하지만 민하준은 지채영이 소리를 치든 말든 관심 없다는 표정이었다. 민하준의 눈동자에 비친 건 한유라뿐이었으니까. 발버둥치는 한유라를 간단히 제압한 민하준이 그녀를 끌고 나가고 표정이 굳은 소은정이 바로 그 뒤를 따라나섰다. 이미 한유라를 감금까지 한 전적이 있는 민하준이다.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바로 그 순간, 등 뒤에서 박수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비서, 민 대표 따라가봐요. 그리고 계약에 관한 건 무기한 연장입니다.” 구석 자리에 앉아있던 이한석은 갑작스러운 호명에 흠칫했지만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네, 대표님.” 소은정 대표 대신 가라는 거겠지? 무슨 수작인가 싶어 소은정이 의아하던 그때, 박수혁의 입에서 드디어 그녀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은정아...” 익숙한 중저음이 소은정의 귀를 간지럽혔다. “알려줘서 고마워. 이대로 계약 진행했었다면 큰 손해를 봤을 거야.” “감사 인사는 유라한테 해. 유라가 제공한 정보였으니까.” 계약 무기한 연장이라는 말이란 곧 계약 파기와 마찬가지... 지채영이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박 대표님, 저 미친 여자의 말을 믿으시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모함이에요!” 하지만 고개를 돌린 박수혁의 날카로운 시선에 곧 깨갱하며 머리를 숙였다. “어쨌든 의문이 제기된 이상 조사는 해봐야 할 것 같군요. 뭐든 확실한 게 좋으니까요.” 말을 마친 박수혁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바로 소은정에게로 다가갔다. “고맙다는 의미에서 밥이라도 사고 싶은데.” 미간을 찌푸린 소은정이 바로 거절하려던 그때 박수혁이 한 마디 덧붙였다. “한유라 씨도 같이.” 이 남자... 뭔가 이상한데? 왜 이렇게 무덤덤한 거야? 소은정은 박수혁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 보았지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화가 잔뜩 난 모습이던 박수혁이 하루만에 소은정이 연애를 받아들였을 리가 없다. 그런데 덤덤한 표정에 밥까지 사겠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이럴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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