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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샤워시키기

잠버릇은 없다며 호언장담할 때는 언제고 누운지 10분도 안 돼서 코를 골기 시작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최성문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소리를 소은정도 들었는지 방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했다. “이게 무슨...” 방 문 앞에 대자로 뻗어 코를 골고 있는 오한진의 모습에 소은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가씨, 이 자식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어서 들어가서 주무십시오!” “아, 너무 시끄러워서 못 잘 것 같은데요?” 소은정의 불평에 최성문도 더 이상 참지 않고 오한진에게 킥을 날렸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눈을 번쩍 뜬 오한진이 소은정을 발견하고 바로 생글생글 웃기 시작했다. “아, 은정 대표님. 아직도 안 주무시고 뭐 하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경호원 분한테서 대표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소은정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뜬 뒤 어이 없다는 듯 최성문을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손님방에서 자요. 난 괜찮으니까.” 내키지는 않았지만 딱히 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던 최성문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국제대회 챔피언까지 한 그가 이깟 뚱땡이한테 밀리다니. 최성문이 침낭을 챙기기 시작하자 오한진도 바로 허둥지둥 그 뒤를 따랐다. “저기요. 우리 같이 자면 안 될까요? 제가 혼자 자면 자꾸 가위에 눌려서. 아까도 보셨겠지만 전 잠버릇 없습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뜬 뒤에야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서재 문이 열리고 휠체어에 앉은 박수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박수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 언제 들어왔어?” “왜?” “나 케어해 주겠다고 온 거잖아. 이렇게 오래 자리를 비우면 어떡해... 그리고 오늘 몸은 어땠냐고 묻는 게 먼저 아니야?” 박수혁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서글픔이 담겨있었다. 가련한 모습에 소은정의 마음도 살짝 흔들렸지만 곧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오늘 몸은 어땠어?” “살짝 아팠는데 네 얼굴 보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말을 마친 박수혁은 고개를 숙이고 쿡쿡 웃었고 그 모습에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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