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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그건 내가 아니야

소은정은 더 이상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소호랑의 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수혁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다. 3년 동안 소은정에게 줬던 상처를 생각해서라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박수혁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소은정을 향해 뻗은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사진 속 여자 너 맞지? 네가 날 구했었다고... 왜 말 안 했어?” 그의 목숨을 구해주고 홀연히 사라진 여자가 소은정이라는 걸 알았다면 무턱대고 사랑한다며 달려드는 소은정을 의심하지도 않았을 테고 결혼생활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진을 힐끗 쳐다보던 소은정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 박수혁의 눈동자에 담긴 미안함과 죄책감을 확인한 소은정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아... 그래서... 내 마음을 되돌리려고 한 거였어? 내가 당신을 구해준 것 때문에? “나 아니야.” 그런 거라면 죽는 한이 있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유럽에서 있었던 일은 그저 전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묻어두고 싶었다. 하지만 박수혁이 소은정의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이게 네가 아니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거짓말!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비수가 가슴을 찔러 피가 뚝뚝 흐르는 기분이었다. “당신이 잘못 본 거야. 사진 속 여자는 내가 아니야.” 소은정이 담담하게 웃으며 반박했다. 어차피 오래전 묻어버린 기억, 오직 그녀만 소중하게 간직해 온 기억이다. 마지막으로 지키고 있던 자존심까지 짓밟히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헤어지기로 한 이상, 첫 만남이 언제인지 따위가 뭐가 중요할까. 소은정의 고집에 이글거리던 박수혁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소은정이 인정하지 않는 이상 억지로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 어차피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지금까지의 실수를 천천히 만회하고 싶었다. 그는 다시 사진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래. 네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이거랑 상관없으니까.” 박수혁은 기다란 손가락을 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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