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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아무 잘못없어

소은정은 물론 그녀의 오빠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 그저 모르는 척할 뿐이었다. 그런데 소은정을 끔찍히 아끼는 소찬식에게 눈치없이 그런 말까지 한 이상, 문제는 달라진다. 심청하도 심채린도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심채린을 SC그룹에 입성시키려는 계획이었는데 성공은커녕 일하는 직원들 앞에서까지 개망신을 당하다니. 그리고 다른 말은 다 참아도 상간녀라는 단어만큼은 그저 넘길 수 없었다. 분노에 부들부들 떨던 심청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소찬식 당신! 당신만 아니었어도 난 그이 와이프가 될 수 있었어! 이게 다 당신 때문이잖아! 당신 때문에 내가 아직도 상간녀 소리를 듣는 거잖아!” 소은정은 심청하 모녀를 바라보다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숙모님, 숙모님이 상간녀 소리를 듣는 게 왜 우리 아빠 탓이에요? 우리 아빠가 유부남을 꼬시라고 부추기기라도 했나요? 그리고, 혼인신고를 하면 상간녀였다는 사실이 없던 게 되나요? 혼인신고를 한다면 상간녀와 사생아를 낳았다, 정실부인은 그 화를 못 이기고 죽었다는 사실이 쫙 퍼졌겠죠. 저희는 숙모님처럼 그렇게 뻔뻔하지 않아서요. 그런 추잡한 소문 용납할 수 없습니다.” 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한발 다가섰다. “평생 삼촌 수발이나 들면서 사세요.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욕심내면 다치는 법이에요.” 심청하의 낯빛이 창백해지는 걸 본 소은정은 속이 다 시원했다. 어차피 먼저 무례한 것은 저쪽, 다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미안한 생각은 눈꼽만큼도 들지 않았다. “소은정, 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그러는 넌? 너야말로 사랑에 미쳐서 태한그룹 박수혁과 결혼하고 버림받은 주제에. 대표님 소리 좀 들으니까 네가 대단한 줄 알아? 정신차려. 너도 결국 남자한테 버림받은 불쌍한 여자일 분이니까.” 심청하가 소은정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심청하는 소은정을 더 도발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만약 소은정이 그녀에게 손이라도 댄다면 그때는 상황이 역전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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