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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4화 그녀를 잠시 버리다

민하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기가 얼어붙은 것만 같았고 흠칫하던 유경한은 화가 나서 볼이 빵빵해졌다. “민하준, 너…” 유경한이 민하준에게 욕설을 퍼부으려고 하던 순간, 어르신이 굳은 표정으로 버럭 화를 냈다. “그만해, 두 사람 오늘 싸우러 온 거야?” 어르신은 두 사람에게 언짢아졌기에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단호하게 미연을 가리키며 민하준에게 말했다. “사람은 데려가도 되는데 나도 조건이 있어.” “어르신, 편하게 말씀하세요.” 민하준이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하자 어르신은 시선을 한유라에게 돌리며 실눈을 살짝 뜬 채, 이미 계획하고 있었다는 듯이 말했다. “저 여자를 내 곁에 한동안 남겨둬.” 민하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한유라마저 깜짝 놀란 얼굴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걱정되고 두려운 마음에 민하준을 빤히 쳐다보았으며 그가 혹시라도 어르신의 조건에 동의할까 봐 너무 겁이 났다. 이때, 곁에 있던 유경한이 코웃음을 쳤다. 어르신이 그의 체면을 고려해 주지 않았지만 민하준의 체면도 똑같이 구겨버린 것이다. 미연은 차갑고 질투 가득한 표정으로 한유라를 쳐다보며 웃음거리가 된 자신의 모습이 너무 수치스러웠다. 그녀는 그렇게 장난감처럼 너무도 쉽게 버려진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민하준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르신은 압박에 찬 눈빛으로 민하준을 빤히 쳐다보며 슬쩍 웃었다. “따라 들어와.” 어르신은 돌아서서 병풍 뒤에 있는 휴게실로 향했고 한유라는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민하준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르신은 양보하는 척하면서 모든 행동이 계획된 듯, 민하준을 유도하고 있었고 한유라는 그저 저 두 사람이 두는 바둑 한 알에 불과했다. 한유라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긴장한 마음이 전혀 사라지지 않았으며 어느새 눈시울까지 붉어졌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그녀의 걱정을 눈치챈 민하준은 마음이 약해져서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다독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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