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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1화 당신 스스로 도망 나온 거야

그러다가 다시 밖에서 문을 닫은 뒤, 천천히 문을 잠가버렸다. “얼른 가세요.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여기를 잠가야 해요. 이렇게 해야 시간을 끌 수 있어요.” 말을 하던 미연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물쇠를 굳게 잠갔고 다행이라고 느껴야 할 한유라는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지 않았으며 자꾸 마음이 불안했다. 26층, 이를 꽉 깨문 한유라는 계속해서 아래층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찬식 생일의 구체적인 날짜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기억을 되짚어보면 이 계절이 맞는 듯했다. 한유라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두 층 정도 뛰어 내려가던 그때, 한 남자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고 흠칫하던 한유라는 온몸이 굳어진 채, 손발은 얼음장 마냥 차가워졌다. “한유라 씨, 오랜만이네요. 제가 이곳으로 쫓겨나서 경호를 담당한 뒤로부터 계속 한유라 씨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남자는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한유라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전혀 놀라지도 않고 그녀를 향해 사악하게 웃었으며 그 남자가 바로 전에 민하준 곁을 지키던 멸치남 장민이었다. 장민의 행동과 눈빛은 양아치와 다름없었기에 한유라는 평소에도 이 사람을 매우 싫어했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만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위험을 감지한 한유라가 돌아서서 위층으로 달려갔지만 안전통로 입구에 도착해 보니 문이 잠겨 있었다. 조금 전에 자물쇠를 잠근 미연이 생각나자 한유라는 충격을 받아 마음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으며 머릿속은 백지장 마냥 하얗게 변해버렸다. 일부러 말을 걸면서 은근슬쩍 소찬식이 아래층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흘린 설리부터 시작해서 적극적으로 한유라에게 문을 열어주면서 이곳에서 도망칠 수 있게 도운 미연까지, 이 모든 건 한유라가 장민 손에 잡히게 만들기 위한 계획적인 행동이었나? 한유라는 그제야 모든 걸 깨닫게 되었고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으며 뒤에 들려오는 여유로운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복도에 있던 검은 복장을 입은 남자는 그녀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았고 굳게 잠긴 문은 그녀의 실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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